최악 소비심리 등지고 떠나는 ‘도널드의 심복’ [트럼프 스톡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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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프로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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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경환 특파원의 트럼프 스톡커(Stocker) <218>소매판매 둔화...소비심리 2연속 ‘역대 최저’美국채 30년물 입찰금리는 19년만 5% 돌파전쟁 이후 0.40%P 급등...가처분소득 ‘비상’워시 15일 취임 직전 ‘親트럼프’ 마이런 사임연준 매파 인사들 “금리인상 가능성도 열라” 미국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 집계를 관장하는 조안 슈 디렉터. 사진 제공=조안 슈 링크드인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발발 이후 미국의 소비가 위축되고 있다는 신호가 잇따르고 있다. 국제 유가가 치솟으면서 전체 물가가 들썩이자 소비자들도 지갑을 닫으려 하는 분위기다. 게다가 미국 국채 30년물 금리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으로 어느새 5% 벽을 넘나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대표적인 친(親)백악관 인사이자 극단적인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 구성원인 스티븐 마이런 임시 이사는 제롬 파월 의장의 이사직 잔류 의지에 따라 8개월 만에 사임하게 됐다. 인준에 필요한 모든 절차를 마치고 15일 취임을 앞둔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후보자 앞에 수많은 난제가 쌓였다는 평가다. 4월 소매판매 둔화...소비자심리 두 달 연속 ‘역대 최저’ 지난 13일(현지 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한 월마트 매장에서 고객들이 쇼핑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14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는 지난달 자국의 소매판매가 3월보다 0.5% 증가한 7570억 8500만 달러에 그쳤다고 밝혔다. 이는 3월(1.6%)에 비해 크게 둔화한 증가율이었다. 지난해 4월과 비교하면 4.9% 늘었다. 중동 전쟁 여파로 휘발유 가격이 상승하면서 주유소 판매만 3월보다 2.8% 증가했고 차량·부품(-0.4%), 가구(-2.0%), 의류·액세서리점(-1.5%), 백화점(-3.2%) 등은 모두 판매가 감소했다. 기름값과 물가가 크게 오른 만큼 다른 소비를 줄인 결과였다. 월간 소매 판매는 전체 소비 가운데 상품 판매 실적을 주로 집계하는 속보치 통계다. 미국 소비의 변화를 가늠할 수 있는 핵심 지표로 평가된다. 지난 12일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해 4월보다 3.8% 상승해 2023년 5월 이후 3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쟁 발발 직전인 2월의 2.4%, 3월의 3.3%와 비교해도 오름폭이 더 커졌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도 전년 대비 2.8%, 전월 대비 0.4% 올라 3월의 2.6%, 0.3%보다 더 높아졌다. 13일 발표된 4월 생산자물가지수(PPI)도 전년 대비 6.0%, 전월 대비 1.4% 급등해 각각 2022년 3월과 1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근원 PPI는 3월보다 1.0%, 전년 대비 5.2% 솟구쳤다. 0.3%, 4.3% 오를 것으로 봤던 월가 예상치도 크게 뛰어넘었다. 14일 상무부가 공개한 지난달 수입 물가도 3월보다 1.9% 올라 시장 전망치인 1.0%를 두 배 가까이 웃돌았다. 이는 2022년 3월(2.9%) 이후 4년 만에 최고치이기도 했다. 소비자심리는 중동 전쟁 발발 이후 두 달 연속 역대 최악 수준으로 악화했다. 지난 8일 미국 미시간대는 이달 소비자심리지수 잠정치가 48.2로 중동 전쟁 직전인 2월보다 1.6 포인트 떨어졌다고 밝혔다. 이는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49.7보다도 낮은 수준이었다. 또 1952년 조사 시작 이래 기록한 역대 최저치이자 기존 최저치였던 지난달 기록(49.8)보다 낮은 수치이기도 하다. 미시간대는 1952년 11월부터 조사 결과를 분기별 지수 형식으로 기록하기 시작했다. 조사를 분기가 아닌 월간으로 진행하기 시작한 시점은 1978년 1월이다. 소비자심리지수는 1966년 1분기 수치를 기준점인 100으로 삼는다. 미국의 현 소비자심리는 1966년 1분기의 절반에도 못 미칠 정도로 나빠진 셈이다. 향후 1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4월 4.7%에서 5월 4.5%로 하락했지만, 이란 전쟁 발발 이전인 2월의 3.4%보다는 여전히 높았다. 소비자들의 장기 인플레이션 전망을 반영하는 5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4월 3.5%에서 5월 3.4%로 내렸다. 美국채 30년물 입찰금리는 19년만에 5% 돌파...주담대 부담 늘려 가처분소득 줄일 수도 14일(현지 시간) 미국 맨해튼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한 거래중개인이 심각한 표정으로 증시 화면을 바라보고 있다. AFP연합뉴스 전쟁발(發) 인플레이션이 심화되자 미국 국채 30년물 입찰 금리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5%대로 올라섰다. 미국 재무부는 13일 250억 달러 규모의 30년 만기 미국 국채를 입찰에 부친 결과 5.046%의 금리에 낙찰됐다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채권 발행시장에서 미국 국채 30년물의 입찰 금리가 5%를 넘어간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이후 19년 만에 처음이다. 채권의 가격은 금리와 반대로 움직이기에 국채 수익률이 올랐다는 것은 그 값이 그만큼 떨어졌다는 뜻이다. 입찰 금리는 매일 변동하는 시장 금리와 달리 발행 때부터 정부가 만기까지 고정적으로 보장하는 이자율이다. 미국 장기채 금리가 들썩이는 징후는 채권 거래시장에서도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미국 국채 30년물의 시장 금리는 지난 4일에도 5.02%로 올라 지난해 7월 17일 이후 10개월 만에 처음으로 5% 선을 넘겼다. 이어 12일에도 5.03%로 다시 솟구쳐 시장 불안을 부추겼다. 30년물 금리는 미국 주택담보대출과 우량 회사채의 준거 역할을 하기에 5%는 시장의 심리적 저지선으로 통한다. 미국 국채 장기물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는 것은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유가 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이 우려가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쟁에 따른 지출로 가뜩이나 막대한 부채에 허덕이던 미국의 재정이 더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반영됐다. 실제 전쟁 발발 직전 4.63% 수준이었던 30년물 금리는 2개월 남짓한 기간 동안 0.40%포인트나 뛰었다. 30년물 국채 금리가 불안한 흐름을 보이자 월가에서도 이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자칫 미국의 주담대 금리가 상승해 가계의 가처분 소득 감소와 소비 둔화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채권 금리 상승은 한계기업들의 파산 가능성을 높이고 자금 조달 비용을 끌어올려 주식시장으로 흘러가야 할 자본의 흐름을 저해할 수도 있다. 국채 보유만으로 5%의 수익이 보장되면 모든 자산의 가격이 강제적으로 재조정되고 인공지능(AI) 투자로 버티던 미국 경제의 호황 주기에도 제동을 걸 수 있다. 미국 연방정부가 부담해야 할 이자 비용도 급증하게 된다. 마이클 하넷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최고투자전략가도 지난 1일 투자자 노트에서 30년 만기 미국 국채의 금리 5%를 ‘마지노선’에 비유하며 “수익률이 이보다 더 높아질 경우 파멸(doom)의 문이 열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나마 미국 고용시장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8일 미국 노동부 노동통계국(BLS)은 비농업 고용보고서를 통해 지난달 미국의 일자리가 11만 5000개나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문가 예상치였던 5만 5000개를 두 배 이상 웃돈 수치였다. 실업률도 4.3%에 무난하게 머물렀다. 미국의 비농업 일자리 수는 전쟁 발발 직후인 3월에도 2월보다 17만 8000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5만 9000명만 늘었을 것으로 본 월가의 예상을 크게 뒤엎었다. 노동부가 14일 발표한 이달 3∼9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도 21만 1000건으로 여전히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연준 의장직 인준안 상원 통과한 워시 15일 취임할 듯...‘트럼프 심복’ 마이런은 사임 스티븐 마이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 로이터연합뉴스 고용은 안정된 채 물가는 오르고 소비는 악화하는 상황에서 워시 후보자는 취임 문턱에 섰다. 13일 연방상원은 본회의를 열고 워시 후보자의 의장직 인준안을 찬성 54표, 반대 45표로 가결했다. 상원은 전날인 12일에는 워시 후보자의 연준 이사 인준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연준 이사의 임기는 14년, 의장의 임기는 4년이다. 연준 의장이 교체되는 것은 2018년 2월 5일 파월 의장 취임 이후 8년 만이다. 워시 후보자가 의장직에 오르면 다음달 16∼1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부터 주재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를 걸고 올 1월 30일 워시 후보자를 차기 연준 의장으로 지명했다. 이후 워시 후보자에 대한 인준안은 트럼프 대통령의 연준 개입 논란을 뚫고 지난달 29일 연방 상원 은행위원회 문턱을 넘었다. 파월 의장은 같은 날 FOMC 정례회의 직후 연 기자회견에서 “의장 임기가 종료된 뒤에도 당분간 이사로서 직무를 수행할 것”이라며 “(연준과 나를 향한 미국 법무부의) 수사가 투명하고도 최종적이고 완벽하게 종결될 때까지 이사회를 떠나지 않겠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의 이사직 임기는 2028년 1월 31일까지다. 워시 후보자가 이끌게 될 연준은 트럼프 대통령의 개입 시도와 중동 전쟁으로 역사상 최고 수준의 분열 양상에 놓인 상태다. 연준은 지난달 FOMC에서도 1992년 10월 이후 34년 만에 처음으로 투표권을 가진 12명의 FOMC 위원 가운데 4명이 반대 의견을 냈다. 마이런 이사가 금리 0.25%포인트 인하를 주장하며 금리 동결에 또다시 반대했고 로리 로건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연은 총재,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연은 총재 등 3명은 동결에만 찬성하면서 금리 인하 가능성을 암시하는 성명 문구에 등을 돌렸다. 금리 인하에 강하게 반대한 3명의 인사는 모두 올해 FOMC 투표권자로 합류한 이들이다. 설상가상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의 심복인 마이런 이사는 14일 결국 사임 의사를 밝혔다. 이날 연준은 마이런 이사가 워시 후보자가 취임 선서를 하거나 그 직전에 사임하겠다는 뜻을 담은 서한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냈다고 알렸다. 마이런 이사는 아드리아나 쿠글러 전 이사의 갑작스러운 사임으로 지난해 9월 연준에 합류한 인사다. 그는 취임 당시부터 백악관 국가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 자리를 겸직하겠다고 버텨 이해충돌 논란을 불렀다. 마이런 이사는 1월 31일에 임기가 이미 끝났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후임을 지명하지 않은 덕분에 일단 임시직으로 잔류했다. 2월에는 무급 휴직 상태로 전환했던 국가경제자문위원회 위원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마이런 이사는 연준 이사가 된 이후 지난달까지 6번의 FOMC 정례회의에서 백악관 기조를 받들어 단 한 번도 빠짐없이 금리 인하를 주장했다. 연준이 지난해 하반기 세 차례 연속 0.25%포인트씩 금리를 내릴 때는 매번 ‘빅컷(0.50%포인트 인하)’을 주장했고, 올 들어 세 번 연달아 금리를 동결할 때는 0.25%포인트 인하를 제안했다. 6연속 반대 의견은 연준 113년 역사에서 전례를 찾기 어려운 일이었다. 연준 매파 인사들은 “금리 인상 가능성도 열어야”...새 의장 통화완화에 불리한 여건 산적 케빈 워시 차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후보자가 지난달 21일(현지 시간) 워싱턴DC 연방상원 은행위원회 인준 청문회에 출석해 통화정책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드러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과 각을 세우는 파월 의장은 남고 마이런 이사는 떠난 상태에서 연준 매파(통화긴축 선호) 인사들은 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에 무게를 두며 금리 인상 카드도 이제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13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FOMC에서 연준의 금리 인하 암시 성명에 반대표를 던진 카시카리 총재는 이날 지역 상공회의소 주최 공개 행사에서도 전쟁에 따른 인플레이션 악화를 강조했다. 카시카리 총재는 “미국의 노동시장은 올초보다 다소 개선됐고 우리는 인플레이션을 다시 낮추는 임무에 정말로 진지하다”며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워시 후보자를 가리켜서는 “연준 의장도 금리 결정 투표에서는 12명의 투표권자 가운데 1명”이라며 “누가 의장이 되든, 어떤 환경에서든, 새로운 의장은 동료 위원들에게 최선의 행동 방침을 설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달 1일 낸 성명에서도 “경제가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따라 FOMC는 다음번 금리 변화가 인하일 수도, 인상일 수도 있다는 정책 전망 신호를 제시해야 한다”고 설파한 바 있다. 올해 FOMC에서 투표권을 행사하지 않는 수전 콜린스 보스턴연은 총재도 같은 날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되지 않을 경우 연준이 금리를 올려야 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보스턴 이코노믹클럽 연설에서 “중동 분쟁이 조기에 해결되지 않고 더 불리한 시나리오가 전개될 가능성이 커졌다”며 “인플레이션 상승 위험에 대해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인플레이션이 5년 이상 계속 목표치(2%)를 초과하는 상황에서 또다른 공급 충격을 그냥 지나치기는 힘들다”며 “일부 긴축 정책의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요컨대,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금리 인하를 이행하기에는 전쟁 장기화 양상과 연준 내 구도 변화가 모두 워시 후보자에게 불리하게 조성되고 있다. 시장은 이번주 미중 정상회담 최종 결과를 기다리면서 워시 후보자의 취임 첫 일성에도 시선을 모으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연방기금금리 선물 시장은 6월 FOMC 회의에서 연준이 금리를 동결할 확률을 96.8%로 보고 있다. 연말까지 금리를 동결할 확률은 53.5%, 인상할 확률은 44.8%, 인하할 확률은 1.7%다. 워시 후보자는 지난달 21일 연방상원 은행위 인사청문회에서 “대통령이나 상원의원, 하원의원 등 선출직 공직자들이 금리에 대한 견해를 밝히는 게 통화정책 운영 독립성을 특별히 위협한다고 보지 않는다”면서도 “내가 인준되면 독립적인 행동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트럼프 스톡커(Stocker)’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시대에 투자에 도움이 될 만한 미국의 시장·기업·정책·정치·외교 관련 현장 이야기와 현안 분석을 전달하는 코너입니다. 구독하시면 유익한 미국 소식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뉴욕=윤경환 특파원 [email protected] 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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