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믹스의 아버지' 조필제 동서식품 부회장 별세 [여의도 Pi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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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로 일체형 커피믹스를 개발해 '커피 혁명'을 일으킨 조필제 전 동서식품 부회장이 지난 20일 향년 101세를 일기로 별세했습니다.
1925년 경남 함안에서 태어난 고(故) 조필제 전 부회장은 서울대 항공조선과를 졸업한 공학도 출신이었습니다. 대한조선공사에서 국내 최초의 철강선 '한양호'를 건조했던 그는 1974년 동서식품에 부사장으로 영입돼 기술부문을 총괄했습니다.
국립공업표준시험소의 원천 기술을 바탕으로 식물성 크리머 '프리마' 대량 생산 공장을 인천 부평에 세웠습니다. 이어 1976년 12월 세계 최초 커피·프림을 배합한 일체형 '커피믹스' 개발을 주도했습니다.
1978년 냉동건조공법으로 커피 향을 보존하는 기법으로 국민커피라 할 수 있는 '맥심' 개발에 착수한 뒤 1980년 사장으로 부임해 해당 제품을 상품화했습니다. 사장 재직시절 프리마를 동남아시아 시장에 진출시키며 K-푸드 수출의 시초가 됐습니다.
조 전 부회장이 닦아놓은 길 덕분에 한국의 커피믹스는 현재 해외에서 '가장 한국적인 혁신 제품'으로 통합니다. 아마존 등 글로벌 이커머스 플랫폼에서는 "맛의 균형이 완벽하다", "사무실에서 즐길 수 있는 최고의 사치"라는 극찬과 함께 높은 평점을 기록 중입니다.
특히 최근 K-컬처의 확산으로 드라마나 영화에 노출된 맥심 커피믹스를 찾는 외국인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놀랍게도 우리가 아마존이나, 해외 온라인몰에서 보는 맥심 커피믹스는 동서식품이 공식적으로 수출한 물량이 아닙니다. 모두 보따리상이나 소규모 무역업체들이 국내에서 구매해 이윤을 붙여 다시 내다 파는 '병행 수출' 형태입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브랜드가 왜 제 이름을 걸고 당당히 수출되지 못하는 것일까요.
그 원인은 동서식품의 탄생 비화인 '지분 구조'와 '상표권'에 있습니다. 동서식품은 한국의 (주)동서와 미국의 식품 거물 몬델리즈 인터내셔널이 50:50으로 합병해 만든 회사입니다. 문제는 '맥심(Maxim)'이라는 브랜드의 원소유권이 몬델리즈에 있다는 점입니다.
동서식품은 몬델리즈에 로열티를 지불하며 브랜드를 사용하고 있는데, 계약 조건상 판매 지역이 '대한민국 영토'로 엄격히 제한되어 있습니다. 몬델리즈 입장에서는 전 세계 시장에 이미 자사의 다양한 커피 브랜드를 판매하고 있는데, 한국의 동서식품이 맥심을 들고 나오면 자사 제품끼리 시장 점유율을 깎아먹는 현상이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고인은 회고록에서 "당시 '커피믹스'라는 상표등록을 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만약 일반 명사가 된 커피믹스가 독자적인 브랜드로 보호받았거나, 맥심을 대체할 강력한 독자 브랜드가 조기에 안착했다면 지금의 상황은 달랐을지도 모릅니다. 상표권 제약이 없는 '프리마'는 전 세계 20여 개국에서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백승기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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