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하반기에도 美경제 고용안정·물가상승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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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10곳 중 7곳 금리 동결 전망빅테크 AI 투자가 경제 성장 견인
전광명(오른쪽) 한국은행 뉴욕사무소장이 29일(현지 시간) 맨해튼 사무실에서 특파원들 대상 간담회를 열고 미국의 하반기 경제 전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뉴욕=윤경환 특파원
한국은행 뉴욕사무소가 올 하반기에도 미국 경제에 물가 상승과 고용 안정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거대 기술기업(빅테크)들의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투자가 미국 경제 성장률을 견인하는 가운데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주기는 사실상 종료된 것으로 평가했다.
한은 뉴욕사무소는 29일(현지 시간) 맨해튼 사무소에서 특파원 간담회를 열고 올 하반기 미국 경제가 각종 변수에도 견조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전광명 한은 뉴욕사무소장은 미국 경제 성장의 최근 동향에 대해 “물가 상승 압력, 관세 인상에 따른 소비 둔화에도 불구하고 AI 데이터센터와 전력 인프라(기반시설) 투자 활성화, 정부 지출 호조로 성장세가 확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세부적으로 올 하반기 미국 고용시장이 취업자 수 증가폭은 커지고 실업률은 4%대 초중반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흐름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물가의 경우는 중동 전쟁이 종결되더라도 글로벌 공급망 복구까지는 시간이 걸리기에 연준의 목표치인 2%를 웃도는 높은 상승률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고유가가 당분간 계속되면서 생산자물가(PPI)와 소비자물가(CPI)를 연쇄적으로 밀어올리는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은 뉴욕사무소는 AI 데이터센터 건설을 계기로 전력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는 점도 물가 상승의 한 요인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데이터센터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전기 사용료 상승폭이 확대되고 있어 이미 소비자물가 상승의 압력 요인으로도 작용한다는 분석이다.
금융시장의 경우는 지정학적 위기 고조와 그에 따른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우려, 재정 악화 가능성 등으로 변동성이 높은 상태라고 짚었다. 개인 소비에 대해서는 고유가, 고물가 등으로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고 봤다. 또 연방정부 재정은 감세 정책과 국방비 증액 등으로 하반기에 한층 더 악화될 가능성을 높게 봤다. 여기에 고금리 환경이 조성되며 이자 부담이 확대되고 2월 연방대법원 판결에 따른 상호관세 환급금 지출까지 더해지면서 적자 규모를 키울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한은 뉴욕사무소는 하반기에도 미국 경제 성장률을 AI 관련 기업 투자가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 뉴욕사무소에 따르면 AI 관련 자본지출(CAPEX)은 미국 경제 성장 전체의 39%에 기여하고 있다. 인프라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라 올해와 내년 빅테크의 자본지출 전망도 1년 전보다 50%가량 증가했다.
한은 뉴욕사무소는 AI 투자 형태와 관련해서는 하이퍼스케일러(초대형 클라우드 사업자)들의 1~5월 차입 규모가 4960억 달러로 지난해보다 143.1% 증가했다고 진단했다. 올해 자본지출의 40% 정도는 사모대출이 조달할 전망이다. 전 소장은 “AI가 앞으로 수년간 미국뿐만 아니라 글로벌 경제 성장을 견인하는 주요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데이터센터 인프라가 막대한 전력을 사용하는 데 따른 소비자물가 상승 압력이 당분간 불가피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은 뉴욕사무소는 미국 기준금리의 경우 월가에서 인하 사이클이 마무리된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한은 뉴욕사무소에 따르면 월가의 주요 대형 은행 10군데 가운데 JP모건, 바클레이스, 웰스 파고, 노무라증권, 토론토도미니언은행,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 7곳은 연준이 올해 내내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연준이 3분기에 0.25%포인트를 올리고, 4분기에 금리를 0.50%포인트 추가로 인상할 것으로 관측했다. 도이치방크는 연준이 3분기와 4분기에 0.25%포인트씩 인상할 것으로 예상했다. 대형 은행 10군데 중 씨티은행만 연준이 4분기에 금리를 0.50%포인트 내릴 것으로 봤다.
연준은 지난 17일 케빈 워시 의장이 처음으로 주재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기존 3.50∼3.75%에서 동결하면서 점도표(연준 위원들의 금리 전망치를 점으로 표시해 분기마다 발표하는 표)상으로 올해 말 금리 경로를 ‘1회 인하’에서 ‘1회 인상’으로 급선회했다. 전 소장은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 대차대조표 정책과 소통 방식 변화 등에 대한 시장의 해석·대응에 주목해야 한다”며 “미국·이란 간 최종 협상 타결 지연 불확실성, 미국 중간선거 이후의 정치 지형 변화, AI 설비투자 확대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 등은 위험 요인”이라고 짚었다.
뉴욕=윤경환 특파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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