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공고일 지나 '꼼수' 서류로 만점... LH, 69억 공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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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프로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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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신고일 규정 없다" 인정... 정작 하도급 업체 명단 빌려온 '가짜 서류' 정황도 나와 [류승연 기자] ▲  LH 한국토지주택공사 ⓒ 뉴시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발주한 69억 원 규모의 아파트 페인트칠 공사 입찰에서, 점수가 모자라 탈락할 위기에처했던 업체가 서류를 뒤늦게 꾸며내 최종 낙찰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LH는 별도 규정이 없다며 해당 서류를 인정했지만, 정작 서류에 이름을 올린 직원들이 실제로 일하지 않은 '가짜'라는 의혹까지 불거져 논란이 일고 있다. 공고일 지나 만든 서류로 가산점 받아 낙찰... '가짜 서류' 가능성도 LH는 지난 1월 대전광역시 유성구에 위치한 아파트 단지 도장 공사를 발주했다. 약 69억 원 규모다. 여러 도장 업체가 입찰 경쟁을 벌였고 지난 2월 25일 A건설이 1순위 후보로 뽑혔다. 이후 업체의 기술과 실적 등을 '서류'로 따져보는 적격심사에서 해당 업체는 종합평점 95.02점을 받아 낙찰 기준선인 95점을 넘겼고, 최종 낙찰자가 됐다. 하지만 <오마이뉴스> 취재 결과, A건설은 입찰 당시 이 기준선을 넘길 수 없는 상태였다. 해당 공사에서 LH는 최근 5년간 207억 원 이상의 공사 실적을 보유한 업체가 높은 점수를 받도록 정해뒀는데 A사의 실적은 186억 원대에 불과했다. 적격심사 단계에서 감점을 받아, 낙찰 기준선 점수(95점)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에서도 A건설은 업체들이 낸 공사 가격만으로 순위를 따지는 개찰 단계(2월 25일)에서 스스로 1위 후보가 된 사실을 확인하고 그 다음 날(2월 26일) 근로복지공단에 2025년 7월분 일용직 근로자 10명의 고용 이력을 신고했다. 공사 실적에서 부족했던 점수를 만회하기 위해 일용직 노동자의 고용 이력을 뒤늦게 소급 신고한 정황이다. LH는 최근 6개월 동안 업체가 고용한 노동자 수가 그 이전 6개월 평균보다 늘었을 때 가산점 1점을 준다. 이 공사 기준으로는 2025년 6월~11월 평균 근무 인원이 2024년 12월~2025년 5월 평균보다 많을 때 점수를 받는 구조였다. A건설은 소급 신고로 최근 6개월치 평균값을 올렸고 신인도 점수에서 가산점 1점을 포함, 만점(1.5점)을 받아 결국 공사를 따냈다. 현행법상 고용 사실을 뒤늦게 신고하는 게 법에 저촉되는 건 아니다. 하지만 국가계약법이 적용되는 공공 입찰에서 이뤄진 소급 신고라면 논란의 여지가 있다. LH 공사적격심사세부기준에는 "각 심사항목별 평가기준일은 입찰공고일로 한다"로 돼 있다. 또 "근로내용 확인신고서는 입찰공고일 기준 전전월 귀속자료를 제출받는다"고 규정했다. 원칙대로라면 2025년 11월까지의 일자리창출 자료가 평가 대상인 셈이다. 하지만 A건설은 공고일로부터 52일 뒤에 공고 당시, 존재하지 않던 실적을 만들어냈다. LH "신고일 규정 없어 문제 없다" 낙찰 승인 LH는 자체 조사 결과 소급 신고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최종 낙찰에 문제는 없다고 결론 내렸다. "신고일에 대해 별도로 정해놓은 규정이 없다"는 판단이다. "관계기관이 인정한 자료라면 심사에 반영할 수 있다"고도 했다. 근로복지공단이 받아준 서류니 문제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근로복지공단은 사업주가 신고서를 내면 현장을 직접 확인하지 않고 그대로 접수한다. 공단이 받아줬다고 해서 실제 고용 사실이 있었다는 걸 보증하는 건 아니라는 이야기다. 국가계약법 주무 부처인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입찰공고 시점으로 서류를 갖추도록 돼 있는 게 사실"이라면서도 "서류 보완이 경미하게 미비한 경우 기회를 주기도 한다. 기술자 보유 현황을 늦게 내 아깝게 낙찰에서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 사례는 단순 누락이 아닌, 개찰 결과를 확인하고 가산점 요건을 새로 만들어낸 상황으로 결이 다르다는 지적이다. 심지어 해당 서류가 처음부터 가짜였다는 정황도 나왔다. <오마이뉴스>가 입수한 녹취록에 따르면, A건설로부터 불법 하도급을 받기를 기대하던 제3의 업체가 자신들이 과거 고용했던 직원들의 인건비 명단을 A건설에 건넸고, A건설이 이를 소급 신고 자료로 썼다는 것이다. 신고서에 이름을 올린 일용직 노동자 10명이 실제 A건설에서 일한 사람이 아닐 수 있다는 의미다. LH는 이에 대해 "허위 여부 확인은 서류 발급 기관인 근로복지공단으로 민원을 넘겼다"고 답했다. <오마이뉴스>는 A건설의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했지만 'LH 심사를 통과한 사안'이라는 답변을 끝으로 더 이상의 반론은 들을 수 없었다. 정호철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경제정책팀 팀장은 "상식적으로 봐도 사후 소급은 문제가 있다"면서 "국가계약법과 관련 규정이 촘촘하지 않은 까닭이다. 현행법은 평가 절차만 규정할 뿐 공정하게 진행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이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건설 분야는 국책 사업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다른 분야보다 공정성이 더 엄격하게 요구되는 게 사실"이라고도 지적했다. 정 팀장은 "사실 이런 일은 LH뿐만 아니라 공공 입찰 전반에 비일비재하다"라며 "누가 봐도 잘못된 걸 알면서도 딱 맞는 법 조항이 없어 행정법원에서 '위반이 아니다'라고 막을 방법이 없다"고도 토로했다.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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