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김정은 북중경협… 동해 출해권 빅딜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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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언론 "시진핑 방북 핵심 의제는 두만강 출해권" 나진항·동해 진출 둘러싼 북중 빅딜설 부상
(출처=신화통신)
7년 만에 평양을 찾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정상회담 이후 북중 관계가 빠르게 복원되고 있다. 양국은 경제·무역·인프라 협력 확대에 합의했고 국경 통행과 물류망 재개에도 공감대를 형성했다. 표면적으로는 코로나19 이후 중단됐던 경제협력 정상화 성격이 강하지만, 일본과 서방의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회담 이면에 훨씬 큰 전략적 계산이 숨어 있다고 보고 있다.
바로 중국이 수십 년 동안 추진해온 '동해(일본해) 출해권' 확보 문제다.
◆ 일본 언론 "시진핑 방북의 진짜 목적은 동해 출구"
일본 ABEMA TIMES는 시진핑 방북 직전인 6월 초 "중국이 북한을 통해 일본해(동해) 출구 확보를 추진하고 있으며 이번 정상회담에서 관련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는 중국과 북한, 러시아 국경이 만나는 두만강 하구를 핵심 지역으로 지목했다.
ABEMA는 "중국 동북지역은 광대한 산업기지임에도 태평양으로 나가는 직접 출구가 제한돼 있다"며 "두만강 하구 개발은 중국이 오래전부터 추진해온 국가적 전략사업"이라고 분석했다.
일본 내 중국 전문가들 역시 시진핑 방북을 단순한 우호 방문이 아니라 동북아 물류 지도를 바꾸기 위한 전략적 행보로 해석했다.
실제 중국은 이미 수차례 북한 나진항 사용권 확보를 시도했으며, 지린성 정부는 오래전부터 두만강 국제개발계획을 추진해왔다.
(출처=연합뉴스) 나진항 모습
◆ 두만강 하구, 중국의 100년 숙원
지도를 펼쳐보면 중국이 왜 두만강에 집착하는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중국 동북 3성 가운데 특히 지린성과 헤이룽장성은 해양 접근성이 매우 떨어진다.
현재는 랴오닝성 다롄항을 이용해야 하지만 물류 비용과 거리 부담이 크다.
반면 두만강 하구는 다르다.
불과 수십㎞만 확보하면 동해로 바로 연결된다.
중국이 북한 항만과 물류망을 활용할 수 있게 되면 지린성 산업벨트는 곧바로 태평양으로 연결된다.
중국 내부에서는 이를 "차항입해(借港入海·항구를 빌려 바다로 나간다)" 전략이라고 부른다.
즉 영토를 바꾸지 않고도 항만 사용권과 물류 통로 확보를 통해 해양 진출 효과를 얻는 방식이다.
◆ 북한은 돈이 필요하고 중국은 길이 필요하다
이번 정상회담 이후 양국이 강조한 분야는 경제무역, 농업, 건설, 과학기술, 인프라였다.
이는 북한이 가장 필요로 하는 분야이기도 하다.
코로나 이후 북한 경제는 심각한 외화 부족과 산업 침체를 겪고 있다.
러시아와의 군사협력은 확대됐지만 경제 회복을 위해서는 여전히 중국 시장과 자본이 필수적이다.
반면 중국은 미국의 대중 견제 심화와 공급망 재편 속에서 동북지역 경제 활성화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결국 북한은 투자와 경제협력이 필요하고, 중국은 동해로 나가는 새로운 통로가 필요하다.
일본 언론들이 이번 정상회담을 두고 "경제협력과 출해권이 결합된 전략적 거래 가능성"에 주목하는 이유다.
물론 현재까지 북중 양국이 출해권 문제를 공식 발표한 적은 없다.
그러나 두만강 개발과 나진항 이용 확대가 현실화될 경우 사실상 중국은 동해 접근권을, 북한은 경제적 지원을 얻는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
(출처=연합뉴스)
◆ 나진항이 바뀌면 동북아 물류 지도가 바뀐다
전문가들이 특히 주목하는 곳은 나진항이다.
나진항은 동북아에서 보기 드문 부동항이다.
겨울철에도 얼지 않아 연중 운항이 가능하다.
중국이 나진항을 안정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면 지린성에서 생산된 물자가 철도를 통해 나진항으로 이동한 뒤 곧바로 태평양으로 수출될 수 있다.
이는 단순한 항만 이용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중국 동북지역 산업 재편과 일대일로 전략, 러시아 극동개발 정책, 북한 경제특구 개발이 하나의 축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일부 일본 안보 전문가들은 이를 "북중러 경제회랑의 출발점"으로 평가하고 있다.
◆ 비핵화 대신 전략협력
이번 정상회담에서 또 하나 눈에 띄는 점은 비핵화 언급이 사실상 사라졌다는 점이다.
과거 중국은 북한 관련 외교에서 비핵화를 반복적으로 강조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전략협력, 주권 수호, 안보 협력, 공동 발전 등이 핵심 키워드로 등장했다.
이는 중국 외교의 우선순위가 북한 비핵화에서 미중 전략경쟁 대응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북한 역시 러시아와 중국을 동시에 활용하는 외교 전략을 통해 체제 안전과 경제 회복이라는 두 목표를 추구하고 있다.
◆ 동북아의 새로운 게임
시진핑의 이번 평양 방문은 단순한 혈맹 복원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중국은 동해로 향하는 전략적 출구를 원하고 있다.
북한은 경제 재건을 위한 투자와 시장이 필요하다.
그리고 러시아는 북극항로와 극동개발이라는 장기 구상을 추진하고 있다.
만약 두만강 하구 개발과 나진항 활용 확대가 현실화된다면 이는 단순한 북중 경제협력을 넘어 동북아 물류·안보 지형을 바꾸는 사건이 될 수 있다.
그래서 지금 일본과 미국이 주목하는 것은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적힌 문장이 아니라, 두만강 하구와 나진항에서 앞으로 어떤 변화가 실제로 나타나느냐다.
동해 출해권을 둘러싼 북중의 조용한 거래가 시작된 것인지, 아니면 또 하나의 전략적 구상에 그칠 것인지는 앞으로 몇 년 안에 판가름 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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