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건비 등 경직성 예산 대부분" vs "퍼주기 예산으로 방만재정"…십수년째 해묵은 교육교부금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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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프로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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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국세 연동 '자동배분 구조' 십수년째 논란개편론 "퍼주기 예산"…존치론 "실제론 재정위기"
지방교육재정교부금(교육교부금)은 1971년 도입 당시 내국세의 일정 비율을 자동으로 배분하도록 설계됐다. 현재는 내국세의 20.79%와 교육세로 구성된다. 이 '자동 배분' 구조를 둘러싼 갈등은 십수 년째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개편론 "학령인구 감소하는데 교부금은 급증…축소해야"
교육교부금 개편론자들은 학령인구가 감소했는데도 자동배분 구조 탓에 교육교부금 규모는 급증하고 있다는 점을 주로 지적한다. 초중고 학생 수는 2015년 608만 명에서 지난해 501만 명으로 10년간 17.6% 감소했다. 반면 교육교부금 예산은 2016년 43조2000억원에서 2026년 71조6000억원(본예산 기준)으로 약 66% 급증했다. 돈이 남아돌다 보니 방만한 운영이나 비효율적 지출이 발생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모든 학생에 태블릿 PC를 지급한다거나 쓸 곳이 없어 시·도교육청 기금에 여유 재원을 십수조원 쌓아놓는다는 지적이 대표적이다. 임상수 조선대 경제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교육 재정은 경제 규모와 OECD 평균에 비해 초중고 공교육비 비중은 매우 높지만, 대학 등 고등교육 투자는 현저히 낮은 기형적 구조"라며 교부금 개편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2024년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현행 내국세 연동 구조를 방치할 경우 교육교부금 규모가 2030년 85조 원, 2040년에는 113조원까지 불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보고서를 집필한 김학수 선임연구위원은 "내국세 연동 방식을 폐지하고 성과와 수요 기반으로 책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확장재정' 기조가 유지된다면 이 규모는 더욱 커진다. 실제로 이번 추가경정예산 편성으로 본예산 대비 교육교부금 규모가 4조8000억원 증가한 76조4000억원이 됐다.반대론 "75%가 인건비…실제론 재정 위기, 교부금 축소 안 돼"
교육계는 "표면적 수치와 일부 통계에 기반한 현실왜곡"이라고 맞선다. 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에 따르면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간 교육교부금의 평균 75.1%가 인건비로 쓰이는 등 대부분 '경직성 예산'이다. 또한 교육청 보유 기금은 여유 자금이 아닌 세수 결손 대비용 '비상금'이라고 항변한다. 2023~2024년 세수 부족 당시 약 13조8000억원의 기금을 헐어 인건비와 필수사업을 겨우 충당했다는 것이다. 또한 방만한 운영으로 지적되는 사례는 극히 일부에 불과한데, 과도하게 부각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학생 수는 줄었지만, 학교 수는 늘어나고 있어 당장 재정 축소는 시기상조라는 것이 교육계 입장이다. 실제로 최근 5년간 초중고 학교 수를 보면 2020년 1만1710개에서 지난해 1만1871개로 조금씩이더라도 매년 꾸준히 증가해왔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한 학교당 돌아가는 지원금은 오히려 정체된 상황"이라며 "단순히 사람 수 줄었다고 예산을 줄여야 한다면, 인구가 정체된 국가 재정은 왜 계속 확대되느냐"고 반문했다. 여기에 늘봄학교, 기초학력 보장 프로그램, 인공지능(AI) 등 디지털 교육 확대, 고교학점제 시행 등 신규 정책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 오히려 재정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이 교육교부금 개편 반대의 또 다른 논리다.교육교부금 개편, 이번엔 가능할까
그간 교육계는 강력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개편 시도를 번번이 막아내며 승리해왔다. 보수·진보 성향을 막론하고 교육감과 교원단체가 일제히 반대입장을 일관되게 견지해온 덕분이다. 만약 정부가 실제로 교육교부금 제도 개편을 시도한다면 이번에도 교육계가 똘똘 뭉쳐 총력저지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교육교부금을 건드리지 않고 박홍근 기획처 장관이 공언한 '50조원 규모 지출구조조정'과 '의무지출 10% 감축'을 달성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올해 의무지출 388조원 중 교육교부금이 약 18.5%(71조6000억원·본예산 기준)을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현재 거론되는 개편 방향은 ▲내국세 연동 비율 하향 ▲고등·평생교육 지원 특별회계로의 추가 전환 ▲지방세 비중 확대와 연계한 교부금 조정 등이다. 정부 관계자는 "모든 재정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한다는 원칙은 확고하다"며 "의무지출 효율화를 위해 굵직한 제도 개선안이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세종=오유교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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