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구가 바꾼 인생, 이제 차세대 경영자 꿈꾼다

작성자 정보

  • 김프로 작성
  • 작성일

컨텐츠 정보

본문

동남아 시장 누비는 ㈜에스얜에스 정성훈 과장, 해외 시장 개척 최전선 솔라테크 자카르타서 5만 달러 계약 성과…인도네시아 30만 달러 수주 기대 솔라테크자카르타2026에 참가한 (주)에스얜에스 정성훈 해외사업부 과장. 정 과장은 지난 22일부터 24일까지 열린 전시회에서 5만달러 계약을 비롯해 인도네시아에서 15만불 계약 성과를 올려 올해 30만불 수주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자카르타=한스경제 박성태 기자 | 한때 그는 라켓을 쥔 청년이었다. 하루 10시간 넘게 탁구공을 따라 움직였고 대학 시절에는 자신의 이름을 건 탁구대회까지 만들었다. 탁구는 약했던 체력을 일으켜 세웠고 사람을 만나고 설득하는 법을 가르쳤다. 그리고 이제 그 경험은 제조업 현장에서 새로운 꿈으로 이어지고 있다. 전남 전기기기 제조 분야에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에스얜에스의 정성훈 해외영업부 과장(28) 이야기다. 정 과장은 정영옥 대표의 막내아들이다. 그러나 그가 회사에서 처음 선택한 자리는 대표실도, 영업부도 아니었다. 생산 현장이었다. 정 과장은 2020년 22세의 나이로 ㈜에스얜에스에 입사했다. 처음 맡은 일은 생산직이었다. 그는 약 2년 동안 제조공정과 조립 업무를 익히며 현장에서 몸으로 일했다. 장갑을 끼고 기름을 묻혔고 자재를 옮겼으며 지게차를 운전해 컨테이너 출하 작업도 도왔다. '사장 아들'이라는 시선이 부담스럽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그러나 그는 그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오히려 현장 안으로 더 깊이 들어갔다. 직원들과 함께 땀을 흘렸고 외국인 기술자들에게는 조립 기술을 귀찮을 정도로 묻고 또 물었다. 경영 수업은 책상 위가 아니라 공장 바닥에서 시작됐다. 정 과장은 "처음 자재를 받아 지게차로 옮기고, 완성된 제품이 컨테이너에 실려 나가는 장면을 봤을 때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쾌감이 있었다"며 "운동할 때는 대회에서 수상하거나 가르친 제자가 잘할 때 보람을 느꼈지만, 제조업에서는 힘든 과정을 거친 제품이 실제 현장에서 사용되는 것을 볼 때 벅찬 감정이 온다"고 말했다. 그의 출발점은 제조업이 아니었다. 용인대 무도스포츠산업과 출신인 정 과장은 대학 시절 탁구 레슨 코치로 활동했다. 대학부 전국 준우승을 차지할 만큼 탁구에 깊이 몰두했다. 2020년에는 자신의 이름을 내건 '정성훈 탁구대회'를 직접 창립했다. 당시 그는 대학 2학년이었다. 대회를 만든 계기는 뜻밖이었다. 대학부 전국대회에서 준우승을 했지만, 대회 운영 방식에 아쉬움을 느꼈다. 그는 "그때 '내가 하면 더 잘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고 했다. 겁 없이 시작한 대회는 20~30대가 즐기는 젊은 탁구대회로 자리 잡아 현재 12회째를 맞고 있다.  그 경험은 훗날 해외영업의 자산이 됐다. 사람 앞에 서는 일, 처음 보는 상대를 설득하는 일과 관계를 만들고 신뢰를 쌓는 일에 대한 두려움이 줄었다. 탁구는 경기였지만 동시에 그의 첫 조직 운영 수업이자 첫 영업 수업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탁구 활동이 중단되면서 그의 삶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다. 아르바이트처럼 아버지 회사 일을 돕기 시작했지만 현장을 경험하면서 정식 직원의 길을 택했다. 결정적인 계기도 있었다. 베트남 출장지에서 회사 제품을 직접 보게되고 캠핑장에서도 자사 제품이 사용되는 장면을 목격했다. 정 과장은 "우리 회사 제품이 국내외 현장에서 실제로 쓰이고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며 "그때부터 이 일을 제대로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고 말했다. 정 과장은 지난해 말부터 해외사업부 업무를 본격적으로 맡고 있다. 해외전시 업무는 3년 전부터 시작했다. 그동안 베트남,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사우디아라비아 등 4개국을 오가며 영업 활동을 펼쳤고 10여 차례 해외 전시회에도 참가했다. 최근에는 해외영업 전반을 책임지는 역할까지 맡고 있다. 성과도 나오기 시작했다. 3년 전 인도네시아 전시에 참가했던 그는 지난해 해당 시장의 수출 물량이 100대에서 24대로 줄어든 원인을 추적했다. 단순히 실적 감소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현지 시장과 거래처 상황을 다시 살폈고 서비스와 신뢰 회복 방안을 점검했다. 그 결과 1년 만에 다시 주문을 성사시켰다. 특히 ㈜에스얜에스는 전남도와 KOTRA 광주전남지원본부가 주관해 참여한 '솔라테크 자카르타 2026'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냈다. 지난 23일 현지 업체와 5만 달러 상당의 계약을 체결하며 인도네시아 시장 확대 가능성을 다시 확인했다. 지난해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20만 달러 규모의 수주 성과를 거둔 데 이어 올해도 전시 현장에서 체결한 5만 달러 계약을 포함해 현재까지 15만 달러 실적을 달성했다. 회사는 현지 거래처와의 추가 협의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올해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30만 달러 달성도 무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 과장은 "전시회는 단순히 제품을 보여주는 자리가 아니라 현지 시장의 반응을 직접 확인하고 신뢰를 쌓는 과정"이라며 "이번 계약을 계기로 인도네시아 시장 확대에 더욱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해외시장 개척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정 과장은 전기 전공자가 아니다. 기술에 대한 두려움도 있었다. 그러나 그는 그 두려움을 피하지 않고 배움의 시간으로 바꾸고 있다. 그는 "전기 전공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늘 두려움이 있다"면서도 "멈추지 않고 시행착오를 쌓으면 10년 투자해서 못할 게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학시절 체육인으로 살아 온 정성훈과장, 이제는 어엿한 차세대 경영자의 길로 접어 들어 해외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사진은 솔라테크자카르타2026에서 바이어들과 상담하는 모습. 해외영업은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는 일이 아니다. 같은 제품이라도 국가마다 요구하는 스펙과 인증 기준이 다르다. 제품이 설치되는 환경도 다르고 규제와 기술 검토 과정도 복잡하다. 정 과장은 이 과정을 해외시장 개척의 핵심으로 보고 있다. 그는 "국가별 인증과 규제가 까다롭고, 제품이 설치되는 환경에 따라 기술 검토도 달라진다"며 "좋은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갖추는 것은 기본이고, 현지 조건을 사전에 면밀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에스얜에스는 2002년 경기도 화성에서 설립된 뒤 나주 혁신산단 조성 시기에 전남 나주로 이전했다. 한국전력에 개폐기와 변압기 등을 납품하는 전기기기 제조업체로 성장했으며 2025년 매출 500억 원, 생산직 포함 직원 100여 명 규모의 중소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2020년에는 300만불 수출탑을 수상했고 2021년에는 대통령 표창도 받았다. 정 과장의 목표는 분명하다. 단기적으로는 500만불 수출탑 장기적으로는 10년 안에 1000만불 수출 달성이다. 동남아시아를 넘어 중동, 미국, 이집트 등으로 시장을 넓히겠다는 구상도 갖고 있다. 그는 "지금보다 훨씬 많은 양을 생산할 수 있는 역량이 회사에 있다"며 "한국 기업 인지도가 높지 않은 나라에서도 직접 찾아가 문을 두드리니 가능성이 보였다. 앞으로도 전시회와 현지 영업을 통해 시장을 더 넓혀가겠다"고 말했다. 정 과장은 "탁구가 나를 살렸다고 생각한다"며 "운동을 하며 배운 인내, 선후배 예절, 사람을 만나는 태도가 지금 경영수업의 자양분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경영을 혼자 잘하는 능력으로 보지 않는다. 사람이 사람을 만나 만들어내는 시너지를 믿는다. 자신이 잘하는 것을 나누고 함께 움직일 수 있는 집단을 만드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정 과장은 "내가 잘하는 것을 베풀고 살면 한 사람의 능력보다 더 큰 힘을 만들 수 있다고 믿는다"며 "사람과 사람이 만나 만들어내는 시너지에 대한 믿음이 크다"고 말했다. 아버지의 회사에 들어왔지만, 그가 가려는 길은 물려받는 길이 아니라 증명하는 길에 가깝다. 정 과장은 "아버지가 압박한다고 되는 일이 아니다. 내가 욕심을 내고 목표로 삼아야 재미가 있다"며 "이 일에 제 인생을 걸었다"고 말했다. 탁구는 그의 인생을 바꿨다. 그리고 이제 그는 제조업 현장에서 또 다른 승부를 준비하고 있다. 라켓을 잡던 손은 이제 장갑을 끼고 제품을 만졌고 탁구대회장을 뛰던 발은 해외 전시장을 누비고 있다. 정성훈 과장이 꿈꾸는 차세대 경영자의 길은 화려한 선언이 아니라 현장에서 몸으로 배운 시간 위에 세워지고 있다. Copyright © 한스경제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관련자료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최근 댓글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