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탄소 전략 핵심은 에너지 안보"…英 녹색전환 설계자의 조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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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프로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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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안보 없이는 에너지가 깨끗해질 수도, 저렴해질 수도 없습니다.” 영국형 녹색전환(GX)의 초석을 다진 인물로 평가되는 찰스 헨드리 전 영국 에너지부 장관(사진)이 21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 같이 말했다. 화석연료를 청정 전기화하는 이른바 '전기국가' 시대에 한국과 영국 같은 에너지 수입국이 확보해야 할 전략적 우위에 대한 답변이다. 단순 탄소중립 선언보다 수입 의존도를 축소하고 현실적인 전기화 전략을 갖추는 게 우선이라는 취지로 풀이된다. 헨드리 전 장관은 2010~2012년 재임 당시 영국의 해상풍력·재생에너지 확대와 전력시장 개편 등을 주도했다. 현재 애틀랜틱카운슬 석좌연구원으로 재직 중이다.  영국은 헨드리 전 장관의 취임 당시 2010년 전력의 7% 수준이던 재생에너지 비중을 현재 50%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원전 비중을 80% 이상으로 확대하는 목표를 세웠다. 헨드리 전 장관은 “달성 가능한 목표와 실행 계획이 함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영국이 2014년 세계 최초로 도입한 차액결제계약(CfD) 제도를 언급하며 “장기 투자 신뢰를 주는 금융 메커니즘이 핵심”이라고 평가했다. 발전사업자에게 장기간 고정가격 기반 수익을 보장해 대규모 민간 자금을 재생에너지 투자로 끌어들였다는 설명이다. 그는 “정책 변화가 잦으면 투자자 신뢰가 무너진다”며 장기 가격 안정성과 수익 예측 가능성을 보장하는 제도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한국에서도 지난 19일 국회 기후환경노동위원회를 통과한 재생에너지법 개정안에 이와 비슷한 제도가 담겼다. 정부가 재생에너지 사업자와 장기 고정가격 계약을 맺을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준 것이다. 지금까지는 REC 가격 변동에 따라 수익이 출렁이는 구조였다면, 앞으로는 일정 기간 안정적인 가격을 보장해 대규모 재생에너지 투자와 금융 조달을 쉽게 하겠다는 취지다. 업계에서는 이를 사실상 ‘한국형 CfD’ 도입으로 보고 있다. 헨드리 전 장관은 영국의 해상풍력 확대 경험과 관련해선 “한국 기업들은 영국의 해상풍력 발전 비용을 50% 이상 낮추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며 “덕분에 영국은 10년 전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웠던 속도로 재생에너지를 보급할 수 있었다”고 했다. 세아윈드 등은 영국 혼시 3 등 대규모 해상풍력 프로젝트에 하부구조물을 공급하며 공급망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다만 헨드리 전 장관은 이 과정에서 영국이 겪은 시행착오를 한국도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비용 절감에만 초점을 맞춘 결과, 개발사들이 단가가 가장 저렴한 해외에서 부품을 조달하면서 영국이 기대했던 자국 내 공급망과 일자리 창출 효과는 미진했다”고 했다. 이에 영국 정부는 차액결제계약(CfD) 제도를 개편해 자국 내 공급망 혜택을 강제하는 조치를 도입했다. 헨드리 전 장관은 재생에너지 확대 과정에서도 원전과 국내 에너지 자원 개발의 병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도 수년간 가스는 필요하다”며 “가능한 한 자체 자원을 활용하고 수입 경로를 다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영국도 북해 가스전 개발을 지속해야만 수입 의존도 축소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헨드리 전 장관은 전력망 투자의 중요성도 언급했다. 영국은 유럽과 연결되는 상호연결망, 배터리저장장치, 용량시장 등을 동시에 확대해 계통 안정성을 높여왔다는 점을 소개하면서다. 그는 “재생에너지 확대에는 안전한 그리드 구축과 백업 설비 확보가 필수”라며 "특히 영국처럼 사실상 ‘에너지 섬’ 구조인 국가일수록 연결망 다변화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영국은 2024년 마지막 석탄발전소를 폐쇄하며 석탄발전 시대를 공식 종료했다. 석탄으로 산업혁명을 일으킨 국가가 탈석탄에 성공한 배경에 대해 그는 “영국에서는 석탄을 퇴출할 것인지가 아니라 언제 퇴출할지가 쟁점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미 재생에너지 확대와 함께 석탄의 백업 역할 상당 부분을 가스발전이 대체하고 있었고, 특히 해상풍력을 중심으로 재생에너지 보급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지면서 탈석탄 정책에 대한 초당적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것이다. 그는 “2010년만 해도 영국 전력의 30%를 석탄이 담당했지만 재생에너지 확대 속도가 매우 빨랐다”며 “석탄 퇴출 결정은 정치권 전반의 지지를 받았다”고 말했다. 김리안 기자 [email protected] Copyright © 한국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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