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회생 중대 분수령…2000억 운영자금 확보 ‘안갯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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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30일까지 2000억 운영자금 조달안 요구여야 5당 협의체 출범…정부 중재론 본격화청산 시 대규모 실업·지역경제 충격 우려운영자금 확보 넘어 영업 정상화가 최종 과제
홈플러스 ⓒ연합뉴스
홈플러스 회생 여부를 가를 2000억원 규모의 운영자금 조달 방안 제출 시한(6월30일)을 맞았지만 자금 확보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법원이 요구한 자금 조달 계획 제출이 이날 오후 5시 마감되는 가운데 회생 여부를 둘러싼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전날(29일) 홈플러스는 비용 절감과 흑자전환 계획을 담은 수정 회생계획안을 법원에 제출했지만, 운영자금 조달 방안에 대해서는 끝내 제시하지 못했다. 회생이 중대 분수령을 맞으면서 정치권은 협의체를 출범시키고 정부를 향한 중재 요구도 본격화하고 있다.
홈플러스 노조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홈플러스 TF를 비롯해 조국혁신당, 진보당, 사회민주당, 기본소득당은 이날 오전 10시 국회에서 ‘홈플러스 회생 및 대규모 실업 사태 방지를 위한 국회 중재 및 사회적 대화기구 추진 협의회’ 출범했다.
회생 무산에 따른 고용 불안과 협력업체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정치권 차원의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서다. 정치권은 회생절차가 중단돼 청산으로 이어질 경우 대규모 실업과 협력업체 연쇄 피해 등 사회·경제적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고 정부 차원의 대응을 촉구하고 있다.
이날 모두발언에 나선 진보당 정혜경 의원은 “홈플러스 회생 여부는 기업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 직고용 노동자 1만9000명, 협력·입점업체 종사자와 배송기사 등 약 10만명의 생계와 지역경제가 직결된 중대한 민생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회생절차가 폐지되거나 청산으로 이어질 경우 대규모 실업과 협력업체의 연쇄 도산 등 막대한 사회·경제적 재앙이 우려된다”며 “정부는 이번 사태를 사기업의 회생 절차라는 이유로 방관하지 말고, 대규모 실업을 막기 위한 민생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서울회생법원은 홈플러스 측에 회생계획 이행에 필요한 DIP 조달 방안을 이날(30일)까지 제출하도록 요구했다.
회생계획안 인가 시한이 7월3일로 다가온 만큼, 기한 내 구체적인 자금 조달 방안이 마련되지 않으면 회생절차 자체가 무산될 수 있는 상황이다.
표면적인 쟁점은 홈플러스 회생에 필요한 2000억원의 긴급 운영자금 조달이다.
MBK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에 자금 지원을 요청했지만, 메리츠는 1000억원 규모의 DIP 지원은 검토할 수 있다면서도 MBK와 김병주 회장의 책임 있는 보증이 전제돼야 한다는 조건을 제시했다.
양측 모두 나름의 논리는 있다. MBK는 메리츠가 담보를 확보한 최대 채권자인 만큼 회생에 협조하는 것이 결국 자신의 채권 회수에도 도움이 된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회생 가능성이 높아진다면 추가 자금 지원이 오히려 채권 회수율을 높이는 선택이 될 수도 있다.
메리츠 역시 상장 금융회사다. 회수 가능성이 담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신규 자금을 집행하기는 쉽지 않다.
자칫 손실이 현실화될 경우 주주가치 훼손 논란과 배임 시비로 번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메리츠가 끝까지 MBK와 김병주 회장의 보증을 요구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문을 닫은 서울 중랑구 홈플러스 면목점에 홈플러스 배송 트럭이 멈춰 서 있다.ⓒ뉴시스
만약 이날까지 운영자금 확보에 실패해 회생절차가 폐지될 경우 홈플러스는 청산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커진다. 전국 점포 폐쇄가 현실화되면 대규모 고용 불안과 협력업체 피해, 지역 상권 위축 등 연쇄적인 파장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아울러 전국 1만여명의 직영직원은 물론 협력업체와 입점업체 종사자들의 고용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노조는 협력업체 종사자가 직영 인력의 5배 이상에 달하는 만큼 청산이 현실화될 경우 수만명 규모의 고용 충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최철한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 사무국장은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노조는 점포 폐쇄가 현실화 될 경우 주변 상권과 지역경제는 물론 부동산 시장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하다”며 “지역경제와 주변 상권에 큰 충격이 예상된다. 정부가 회생을 위한 중재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미 회생절차 장기화의 여파가 영업 현장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 온라인 배송서비스를 중단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회생계획안 인가시한을 앞두고 상품공급 차질에 이어 배송망까지 흔들리면서 영업현장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홈플러스 일부 영업 중단 점포 인근에서는 이마트와 롯데마트 등 경쟁 대형마트 매출이 두 자릿수 증가한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홈플러스의 향후 처리 방향에 따라 오프라인 대형마트는 물론 온라인, 편의점까지 포함한 유통시장 재편도 한층 빨라질 전망이다.
이에 지난 26일 홈플러스 직원 대의기구인 한마음협의회는 협력사 및 입점 점주들과 국민신문고를 통해 파산을 막기 위한 정부 차원의 도움을 요청했다. 이들은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으로부터 2000억원 규모의 DIP 자금 대출을 받을 수 있게 정부가 나서 달라고 요구했다.
한마음협의회는 “전 직원이 회생을 위해 뼈를 깎는 자구 노력을 해왔지만, 운영자금 고갈로 더 이상 지속이 어렵다”며 “30일까지 운영자금을 확보하지 못하면 파산을 피하기 어렵다. 파산을 막기 위해 2000억원의 운영자금 대출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 나서달라”고 다시 한번 피력했다.
노동계와 정치권의 압박도 이어지고 있다. 홈플러스 일반노조는 정부와 메리츠를 향해 긴급 운영자금 지원을 촉구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고, 마트산업노동조합과 진보당은 정부가 MBK파트너스와 메리츠금융그룹 간 갈등을 직접 중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관련업계는 2000억원 규모의 운영자금 확보가 회생을 위한 필수 조건이라는 데는 대체로 공감하고 있다. 다만 자금 조달 만으로 경영 정상화가 담보되는 것은 아니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긴급 운영자금은 영업을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기반일 뿐, 회생계획안 인가 이후에도 ▲안정적인 영업현금흐름 확보와 ▲채권단 협의 ▲수익성 개선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결국 홈플러스 회생의 성패는 단순히 2000억원 확보 여부만으로 결정되지는 않는다”며 “운영자금 조달과 회생계획안 인가가 첫 번째 관문이라면, 이후에는 실제 영업 정상화와 수익성 회복을 통해 회생계획을 이행할 수 있다는 점을 시장에 입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생이 무산될 경우 대규모 고용 불안과 협력업체 연쇄 피해, 지역경제 위축 등 사회·경제적 파장이 상당한 만큼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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