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년 묵은 ‘교육교부금’ 수술대 오른다…AI·반도체 시대 재정공식 바뀌나[교육교부금 개편 골든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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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프로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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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 왜곡’ 심화에 칼 빼든 정부...8일 범정부 토론회“학령인구는 4분의 1인데 예산은 80조”선거 없는 2년이 개편 골든타임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 [기획예산처 제공]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이재명 정부가 54년간 유지돼 온 지방교육재정교부금(교육교부금) 제도 개편에 본격 착수했다. 인공지능(AI)과 반도체 호황으로 세수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내국세의 20.79%를 교육재정으로 자동 배분하는 현행 구조를 손질해 국가 전략산업과 미래 성장동력에 재정을 보다 효율적으로 배분하겠다는 구상이다. 정부 안팎에서는 교육교부금 개편이 단순한 예산 조정을 넘어 금융·공공·연금·교육·노동 등 ‘5대 구조난제’ 해결의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향후 2년간 전국 단위 선거가 없어 개편의 ‘골든타임’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6일 정부에 따르면 기획예산처와 교육부는 오는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교육교부금 개편 필요성’을 주제로 공개 토론회를 개최한다. 이재명 대통령 제안으로 마련된 이번 토론회는 교육교부금 개편을 둘러싸고 이견을 보여온 기획예산처와 교육부가 처음으로 공개 토론에 나서는 자리다. 이달 열릴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도 교육교부금 개편이 핵심 의제로 다뤄질 가능성이 크다. 이번 논의는 교육예산을 줄이기 위한 차원이 아니라 AI·반도체 등 미래 성장동력 투자와 저출생·고령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국가 재정 배분 체계를 시대 변화에 맞게 재설계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정부 안팎에서는 교육교부금 개편이 국가 재정의 경직성을 완화하는 첫 구조개혁이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현행 교육교부금 제도는 1972년 도입됐다. 내국세의 일정 비율을 시·도교육청에 자동 배분하는 방식으로 현재 교부율은 20.79%다. 제도가 만들어질 당시 우리나라 명목 국내총생산(GDP)은 108억달러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1조8662억달러로 173배 성장했다. 경제 규모가 커지고 세수가 증가하면서 교육교부금도 꾸준히 확대됐다. 실제 교육교부금은 2016년 43조1615억원에서 올해 추가경정예산 기준 76조4381억원으로 77% 증가했다. 반도체 경기 회복에 따른 법인세 증가까지 반영되면 올해 교부금이 사상 처음으로 80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반면 학령인구는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연간 출생아 수는 제도 도입 당시 100만명 수준에서 지난해 25만명으로 줄었고, 초·중·고 학생 수도 매년 감소세다. 학생 수는 줄어드는데 교육교부금은 세수 증가에 따라 자동 확대되는 구조가 이어지면서 재정 배분 방식을 손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우리나라의 교육재정 구조 개선을 권고하고 있다. OECD는 ‘2026년 한국 경제보고서’에서 초·중·고교에 대한 재정 지원 방식을 재검토하고, 대학 경쟁력 강화를 위해 고등교육 재원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특히 고령화를 먼저 겪은 선진국 중 내국세 연동 방식으로 교육 재정을 산정하는 나라는 없다. 일본은 교육재정 수요에 근거해 국고부담금을 매년 산정하며, 미국·영국도 수요를 재산정해 예산을 편성한다. 교육교부금 개편은 역대 정부에서도 여러 차례 추진됐지만 번번이 무산됐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등 법 개정이 필요한 데다 시·도교육감과 교원단체 등 교육계의 반대가 거셌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정치적 환경이 다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4선 정치인 출신’인 박홍근 장관은 임명 직후부터 국가재정의 정상화와 효율화를 강력히 주장해 왔다. 그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따지지 않고 국민과 소통하면서 이 문제만큼은 꼭 해결하고 싶다”고 말해왔다. 향후 2년간 전국 단위 선거가 없다는 점도 개혁 추진의 적기로 꼽힌다. 선거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시기에 구조개혁을 추진하지 못하면 연금과 노동, 교육 등 국가적 과제 해결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정부 안팎에 깔려 있다. 재정 전문가들은 학령인구와 교육 수요, 경제성장률 등을 반영해 교부금 총량을 결정하는 방식으로 제도를 개편하고, 절감되는 재원은 영유아 보육과 고등교육, 직업훈련 등 생애 전 주기의 인적자본 투자에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한다. 저출산과 인공지능(AI), 반도체 초호황시대를 맞아 재정공식이 바뀌어야한다는 주장이다. 다만 기획예산처와 교육부의 입장 차가 여전한 만큼 구체적인 개편안을 마련하기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이번 공개 토론과 국가재정전략회의를 거쳐 개편 방향이 제시되더라도 최종적으로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개정이라는 국회의 문턱을 넘어야 한다.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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