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계약해야 하나 기다려야 하나'…유럽 기업들 에너지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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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프로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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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컴패니언 에너지 본지 인터뷰 유럽연합(EU)의 지원을 받는 41개 유럽 친환경·에너지 기업들이 한국을 찾았다. 20일부터 22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EU 비즈니스 허브 - ENVEX 2026'에서는 에너지 전환·배터리·폐기물 처리·탄소 저감 기술 등을 보유한 유럽 기업들이 참가해 한국 시장 진출과 사업 협력 가능성을 모색했다. 20일 본지는 이들 가운데 AI 에너지 솔루션 기업 '컴패니언 에너지', 나트륨 배터리 기술 기업 '브로드빗 배터리스', 바이오매스 솔루션 기업 '하프너 에너지', 의료 폐기물 처리 기술 기업 '에코스테릴' 등 4개 기업 관계자들을 만나 글로벌 에너지·환경 시장 변화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잭 이스트우드 컴패니언 에너지 사업총괄 이사.사진=홍채완 기자 [파이낸셜뉴스] 유럽 에너지 시장이 중동 리스크, 인공지능(AI)발 전력 수요 급증 등 압박에 흔들리는 가운데, 벨기에 에너지 솔루션 기업 컴패니언 에너지는 시장의 핵심 변수로 '불확실성 프리미엄'을 지목했다. 이 회사는 AI 기반 에너지 수요 최적화를 통해 기업 전력 비용을 줄이고 전력망 부담을 낮추는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20일 잭 이스트우드 컴패니언 에너지 사업총괄 이사는 본지와 인터뷰에서 "유럽 제조업체들은 이제 과거와 달리 에너지 가격 변동 리스크를 직접 떠안고 있다"며 전력 사용 시점을 최적화하는 능력이 제조업 경쟁력과 직결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전력 소비 시간까지 조정"…AI로 에너지 비용 줄인다 ―핵심 사업은 무엇인가. ▲컴패니언 에너지는 AI 기반 에너지 비용 최적화 소프트웨어 기업이다. 에너지 소비 데이터와 시장 가격, 계약 데이터를 통합 분석해 기업들이 전력을 가장 효율적인 시간대에 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예를 들어 태양광 발전량이 많은 낮에는 배터리를 충전하고 생산 활동을 집중시킨다. 반대로 전력 가격이 급등하는 시간대에는 소비를 줄인다. 냉장·공조 시스템 역시 전력이 저렴할 때 미리 가동해두고, 피크 시간에는 사용량을 줄이는 방식이다. ―실제 비용 절감 효과는 어느 정도인가. ▲일반적으로 5~20% 수준의 에너지 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고객이 지불하는 라이선스 비용 대비 5~10배 수준의 수익 효과를 목표로 한다. "유럽 제조업체들, 이제 에너지 변동성 직접 떠안아"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유럽 에너지 시장에서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무엇인가. ▲크게 두 가지 변화가 있었다. 첫 번째는 재생에너지 확대다. 태양광·풍력 발전이 늘어나면서 발전량 변동성이 커졌고, 동시에 전기화 확대로 전력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유럽 전력망은 상당히 노후화돼 있어 가격 급등락과 병목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두 번째는 계약 구조 변화다. 2022~2023년 에너지 위기 당시 많은 공급업체들이 손실을 입거나 파산했다. 이후 공급업체들은 과거처럼 고정가격 계약 대신 변동가격 계약을 확대했다. 결국 가격 변동 위험이 제조업체와 소비자에게 넘어간 것이다. ―최근 중동 전쟁과 호르무즈 해협 리스크는 어떤 영향을 주고 있나. ▲우크라이나 전쟁은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위기였다. 초기 충격 이후에는 시장이 어느 정도 이를 가격에 반영할 수 있었다. 반면 현재 중동 리스크는 훨씬 더 높은 수준의 불확실성을 동반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이 계속 바뀌고 있고, 시장은 어떤 발언이 실제 상황인지 판단하기 어렵다. 결국 이런 불확실성이 가격 변동성을 더 키운다. 특히 기업들은 지금 당장 미래 가격 변동 위험에 대비한 계약을 맺어야 할지, 향후 가격 하락을 기다려야 할지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중동 위기도 장기화되면 결국 시장이 적응하게 될 가능성이 있나. ▲핵심은 '불확실성 프리미엄'이다. 현재는 미래 가격을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에너지 가격 위에 높은 프리미엄이 붙는다. 반대로 전쟁이 3년 지속될 것이라는 사실이 시장에 확실해진다면 가격 자체는 높더라도 불확실성 프리미엄은 줄어든다. 기업들이 미래 비용을 예측하고 대응 전략을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AI는 전기 먹는 하마이자 해결책…친환경 전환은 필수 ―최근 AI 데이터센터 확대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도 친환경 전환이 가능하다고 보나. ▲에너지 전환은 여전히 반드시 필요하다. 사람들은 종종 에너지 전환을 비용으로만 보지만, 동시에 새로운 투자와 산업 기회이기도 하다. 물론 AI와 데이터센터는 막대한 전력을 소비한다. 하지만 AI는 동시에 전력망 효율을 높이는 도구가 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AI 분석을 통해 전력 수요가 몰리는 시간대에는 냉장·공조 시스템 가동을 줄이고, 태양광 발전량이 많은 시간대에 배터리 충전이나 생산 활동을 집중시키는 방식이다. 또 태양광·풍력 자원이 풍부하거나 냉각 효율이 높은 지역에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방식 역시 가능하다고 본다. ―친환경 전환이 저소득층 부담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그래서 중요한 것이 '정의로운 전환(Just Transition)'이다. 기후 대응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저소득층과 에너지 빈곤 계층이 그 부담을 모두 떠안아서는 안 된다. 정부와 사회가 지원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에너지 전환과 사회적 보호가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는 점이다. ―장기적으로 에너지 전환이 왜 필요하다고 보나. ▲아무것도 하지 않는 비용이 훨씬 더 커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산불과 이상기후, 재건 비용, 기후 이주 문제 등은 앞으로 계속 늘어날 것이다. 지금은 비용처럼 보일 수 있지만, 20년 뒤에는 지금 행동하지 않은 대가가 훨씬 더 크게 돌아올 수 있다. [email protected] 홍채완 기자 Copyright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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